11월의 달력
송곡 박영식
시외버스 정류장 빈 구두 수선 부스에 중년의 사내가 앉아있다
버스는 서로 교차하고 붉은 신호등은 주기적으로 깜박이고
사내는 발밑에 뒹구는 지난 먼지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누군가 떨어뜨린 이별과
누군가 잃어버린 사랑이
잘못된 노선에 발을 들였던 시간처럼 까무룩해지고
햇볕이 펄럭이자 외곽으로 달렸던 지난 날들도 펄럭댄다
노을 모서리에 앉은 사내의 건조한 눈은 창너머를 바라 보는데
두 장 남은 자신의 내일을 보았던가
사내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박영식 시인
문학광장 시부문 등단
문학광장 문인협회 정회원
황금찬시맥회 정회원
문학광장 카페운영부위원장
공저 한국 문학 대표시선 10. 11
문학광장 시선163
수상 문학광장 제23회시제 경진대회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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