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학교인 MIT 공과대학의 엠블런을 보게 되면, 망치를 잡은 대장장이와 책을 든 연구자가 단상에 기대어 서 있다. 로고 속에는 학문과 산업이 모이는 곳은 대학이라는 의지를 엿 볼 수 있다. 지난 9월 이광재 국회의원이 발의한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 법의 취지 역시 기업과 산업이 함께하는 대학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법안을 우리 지역에 적용 해 본다면, 대화면에 있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내에 대학도시가 들어설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만들어진 것이다. 즉 학교 내에 아파트형 기업이 들어설 수 있다. 해당 학교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적합한 기업들이 들어 온다면 기업은 쉽게 인재를 찾고, 학생은 본인의 전공을 살릴 수도 있고 학교 내에 들어 온 기업에 취업함과 동시에 주거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기업들이 모여 클러스터만 형성된다면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는 지역경제의 강력한 엔진이 될 것이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평창캠퍼스가 설립된 취지도 기업친화적 농촌 지역사회 구축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설립되었고, 강원도도 평창 주변이 그린바이오 기반 건강·생명. 산업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강·생명 융복합 산업클러스터’ 구축 협약을 대통력직속지역발전위원회와 협약을 맺어 놓기도 하였다. (2015년)
올림픽 특수, 관광 및 휴양객 증가는 상대적으로 경제효과를 누리는 북부지방에 비해 남부지방은 이렇다 할 성장동력이 없다. 현시점에서 해당 법률을 기반으로 서울대 중심의 그린 바이오 신도시를 조성하고, 건강 예방산업을 육성한다면 대화, 용평, 방림, 평창을 중심으로 지금의 모습과 전혀 다른 혁신적인 세계 도시가 조성될 것이다.
자연 속에서 채취되는 농산물을 통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고부가 가치의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흐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 예로 우리 평창과 비교할만한 네덜란드의 바헤닝언은 인구 3만8천 명의 농업도시이다. 작은 농촌 마을 내에 있는 바헤닝언대학은 세계적인 농과대학으로 자리 잡았고, 해당 연구인력을 활용한 기업들의 입주와 산업이 형성되면서 세계 2위의 농업 수출국이 된 것이다.
한국은 108만 농가가 약 7.8조 원을 수출하지만, 네덜란드는 6만 5천 농가가 124조 원을 수출한다. 바헤닝언 내에서 발생하는 농업 분야 매출이 약 64조 원임을 생각한다면 네덜란드에서 차지하는 기여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창보다 2천 명이나 작은 도시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창군도 명확한 목표설정을 하고 군민들도 역량을 하나로 집중한다면 우리도 오르지 못할 목표는 아니라 본다. 이미 법률, 교통시설, 대학 인프라, 자연조건은 갖춰져 있다. 농업과 바이오가 결합 된 그린바이오 신도시를 조성하고 84만 평으로 이뤄진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의 활용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은 기업을 유치하여 정주하는 고급인력들이 삶의 터전을 잡기 위해서는 주거환경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의료이며 대학 내 정주 인력뿐 아니라 평창군을 넘어 강원 남부권의 열악한 의료환경의 개선까지도 고려한 서울대학교 병원 유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2021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평창, 영월, 정선 등 강원 남부 지역의 의료인력 1명이 428명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원주 189명, 제천 248명에 비해 크게 열악한 수준이다. 이러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열만 나도 제천과 원주를 오가며 사회적 비용을 추가로 지출한다. 귀농하신 분 중에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나, 지역 내에서 응급한 상황 발생 시 대처할 의료시설이 없고 원주와 강릉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적기를 놓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무리하자면,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를 중심으로 농업, 생명, 바이오가 결합 된 그린바이오 신도시로 육성하고 해당 인력들과 지역주민들의 정주 여건 및 강원 남부권의 의료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병원 유치를 강력히 추진해 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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