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돌아보니 / 이 한 명
한창 매미울음으로 들끓어야 할 나의 계절이 잠깐의 방심으로 귀뚜라미 울음으로 변했다
내 속엔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분신들이 각자의 소리로 나를 담금질한다
끝도 없이 채우기만 하던 푸른 욕망의 계절이 지나고
이제 홀로 선 흔들림이 없는 저고요 의 빛깔 무엇을 말하는가 맘속을 지배하던 분신들이 낙엽 지듯 뚝뚝 떨어져 나간다
한때는 목련이 하얀 꽃잎으로 별빛을 받아내고 싱싱한 풀잎들이 이슬을 머금던 꿈이 있던 곳
우리의 늙은 세월을 의탁할 그곳의 계절은 더 빨리 오고 더 빨리 간다 지금은 단풍나무 아래 홀로 선 노신사처럼 달빛을 길게 늘어뜨리고 왔던 길보다 더 먼 길을 떠나야 하지만 조금씩 서서히 물들어가는 노을처럼 종일 벼랑 끝으로 몸을 밀어내던 계절은 귀뚜라미 울음 끝에 걸렸다 한번 뒤척일 때마다 아득히 멀어지는 저 청춘
이한명 시인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등단
강원일보 DMZ문학상
경북일보 객주문학대전
영남일보 독도문예대전 등 공모전 수상
보령해변시인학교 전국문학공모전 대상
노계문 학전국백일장대회 대상
강원경제신문 코벤트문 학상 대상
문학광장 시제경진대회 장원
시인투데 이 작품상
서서울호수공원 가을시화전 대상 등 수상
2015 대한민국 보국훈장 수훈
현재 격월간 문예지 <문학광장> 편집위원으로 활 동중이며 시집으로 카멜레온의 시, 그집 앞 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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