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일반인이 착각하기 쉬운 응급처치
필자는 5년간 소방학교에서 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강의를 들어 본 적이 있다. 그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가 잘못된 응급처치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근거 없는 응급처치를 아무 비판 없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다양한 생활 응급처치 영역에서 흔히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가 응급상황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통증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슴통증이 갑자기 생기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심혈관질환만 생각하는데, 심근염, 심낭염, 식도염, 근육염좌, 폐렴, 대상포진, 늑연골염, 척추 골절, 늑막염 등 많은 원인에 의해 가슴통증이 생길 수 있다. 심한 통증(10점 만점에 8점 이상)이 5분 이상 지속되면서 숨이 차고 식은땀이 난다면 아마도 심혈관 응급질환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코피가 나는 경우, 대부분 전방출혈인데 코의 아랫부분(연골)을 압박해야 하고, 고개를 앞으로 숙이게 한다. 냉찜질은 코 위쪽의 딱딱한 뼈 주변에 한다. 출혈이 지속, 다량의 출혈이 있는 경우, 호흡곤란 등 쇼크 증상이 있으면 구급차로 응급실 방문한다.
피부에 찰과상을 입은 경우, 특히 얼굴 주변에 찰과상으로 이물질이 묻어 있는 경우 긴급하게 응급실을 방문할 필요는 없으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응급처치(생리식염수나 없으면 수돗물 세척)가 필요하다. 평생 생활 흉터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응급실에서는 멸균 치솔로 이물질을 박박 닦아서 제거한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 번씩 겪게 되는 사고로 낚시 바늘이 피부를 관통한 경우인데 동일한 형태의 낚시 바늘을 하나 더 챙겨 응급실로 가져간다. 응급실 의사가 바늘 구조를 알면 바늘을 관통해서 뺄지 주변을 절개해서 뺄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라인더 작업 중 고온의 파편이 눈을 관통한 경우, 심한 통증으로 눈을 비비거나 눈을 압박하는 경우 각막이 갈라지면서 각막 이식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절대로 비벼서는 안 된다.
앞으로 넘어지면서 치아가 탈구된 경우, 탈구된 치근 부위 접촉을 조심하면서 빠진 부위에 원위치하여 병원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않으면 생리식염수 안에, 없으면 우유에 넣어 함께 내원(그냥 물은 안 됨)하는데 가끔 이물질이 묻어 있는 경우 생리식염수나 우유가 든 용기를 부드럽게 흔들어 세척한다.
뜨거운 물에 팔 등을 화상 입은 경우, 먼저 화기를 빼줄 생각을 해야 한다. 보통 30분 이상 찬물/얼음물로 식히는데 화상 범위가 차가울 정도로 지속적으로 식힌다. 이후 깨끗한 마른 거즈나 깨끗한 옷 등을 이용해 상처를 덮거나 느슨하게 감싼다. 그래야 손상 부위가 재생될 수 있다.
바닷가에서 해파리에 쏘인 경우, 보통 증상으로 붉은 반점, 통증, 채찍 모양의 상처, 구토, 발열, 오한, 호흡곤란 등이 있는데, 일단 바로 물 밖으로 나와, 쏘인 부위를 손으로 만지지 말고 바닷물을 떠와 10분 이상 세척(수돗물, 알콜은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음)한다. 우리나라에는 식초 처치가 필요한 해파리 없기 때문에 식초를 사용하지 않으며, 해파리의 촉수가 남아 있을 수 있어 장갑이나 핀셋 등으로 제거하고 붕대로 감거나 압박은 하지 않는다. 호흡곤란이나 의식저하 등의 과민 반응 발생 시 바로 응급실로 이송하면서 냉찜질을 실시한다.
벌레가 귀에 들어간 경우, 귀 속은 매우 작은 공간이며 털과 피지로 덮혀 있어 빛을 비추어도 벌레가 돌아 나올 수 없다. 따라서 빛을 비추는 것은 효과 없는 응급처치이다. 그래서 환자를 먼저 안정시켜야 하는데 환자가 불안해서 몸을 갑자기 움직이면 벌레도 불편해서 고막을 뚫고 더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귀 구멍을 일직선으로 만든 다음(성인은 귀의 윗부분을 잡고서 위로 당기나 초등학생 이하는 귀의 아래 부분을 잡고서 아래로 당긴다) 가볍게 떨어본다. 그래도 벌레가 안 나오면 응급실로 가서 고막까지 접근하는 주사기를 사용, 벌레를 알코올로 죽인 다음 집어서 빼 내야 한다.
지금까지 일반인이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응급처치 상식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였다. 이런 사고가 발생되지 않으면 좋겠지만, 만약 생긴다면 위에서 열거한 방법을 적용해 보자.
평창소방서 대관령119안전센터 소방위 최일순(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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