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 김선균
여름날 다소곳한 담장 밑의 처녀는
꽃이 없는 시절 섣달 하얀 눈밭에 피어나
마음보다 더 붉은 제 몸의 껍질을 떨굽니다.
향기 없는 꽃에 동박새 날아와
꿀을 빨고 또 씨앗을 남겨주고는
가물대는 그리움 아름답게 멀어져 갈 때
저 쪽에서 보는 나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안간힘을 다해 매달린 꽃송이를 보며
나는 어떤 느낌의 사람일까 그려 봅니다.
샛바람에 반짝이는 사랑스런 당신
먼 길을 돌아 개나리, 진달래 피는 날
겨울 강 건너 한달음에 달려오세요.
김선균 시인
문학광장
시 '나팔꽃' 외 3편으로 등단
황금찬시맥회 회장
활천문학상, 황금찬문학상, 전국행시백일장 대상,
건국100주년기념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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